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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SPL로 보는 음압, PWL로 보는 sound power, 그리고 sound inten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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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로 보는 음압, PWL로 보는 sound power, 그리고 sound intensity

시험실에서 세탁기를 돌려 놓고 마이크 위치를 조금 옮겼을 뿐인데 dB 값이 달라진다. 기계는 그대로인데 숫자만 흔들린다.
SPL은 음압 레벨이다. 어느 한 지점에서 공기가 얼마나 세게 흔들리는지를 dB로 나타낸 값이다.
PWL은 sound power level이다. 소음원이 공기 중으로 실제로 방출한 전체 음향 에너지를 dB로 나타낸 값이다.
sound intensity는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소리 에너지의 흐름이다. 방향을 가진 값이라서, 소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같이 본다.
여기서부터 헷갈림이 시작된다. 음압은 한국어로 꽤 자연스럽다. 압력이라는 말이 붙으니 공기가 밀고 당기는 느낌이 바로 온다.
그런데 sound power는 조금 애매하다. 직역하면 음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 현장에서는 음력이라는 말을 그다지 많이 쓰지 않는다. 달력의 음력과도 겹치고, 소음 분야에서 통하는 말맛도 조금 어색하다. 그래서 보통 sound power, 음향 파워, 음향 출력, 음향 동력 같은 말을 쓴다. 이 글에서는 혼동을 줄이려고 sound power라고 부르겠다.

음압은 그 자리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이다

소리는 공기의 압력 변화다. 조용한 방 안에서도 공기에는 대기압이 있지만, 소리는 그 대기압 자체가 아니라 대기압 주변에서 아주 작게 출렁이는 압력 변화다.
이 압력 변화의 실효값을 라고 두면 단위는 Pa, 즉 파스칼이다. 사람이 듣는 소리는 보통 이 값이 매우 작다. 그래서 그냥 Pa로 쓰면 숫자가 불편해진다. 이때 dB로 바꾼 값이 SPL이다.
여기서 는 sound pressure level, 즉 SPL이고 단위는 dB다. 는 측정 지점의 음압 실효값이며 단위는 Pa다. 는 기준 음압이고, 공기 중에서는 보통 를 쓴다.
이 식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측정된 음압이 기준 음압보다 몇 배 큰지를 로그로 나타낸다. 압력은 에너지와 제곱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앞에 20이 붙는다. 이 20 하나 때문에 음향 수식이 처음 볼 때 약간 사람을 떠보는 느낌이 나지만, 원리는 그렇게 얄궂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지점에서 음압 실효값이 라면 SPL은 다음과 같다.
즉 그 지점의 음압 레벨은 60 dB다. 중요한 말은 “그 지점”이다. SPL은 위치에 따라 바뀐다. 소음원에서 멀어지면 작아지고, 벽이 반사하면 커질 수 있고, 방 안에서는 특정 위치에서 이상하게 튀는 값도 나온다.
같은 청소기라도 바로 옆에서 재면 크고, 문밖에서 재면 작다. 청소기가 갑자기 착해진 것이 아니라 측정 위치가 바뀐 것이다.

sound power는 소음원 자체의 방출량에 가깝다

sound power는 소음원이 단위 시간 동안 방출하는 음향 에너지다. 단위는 W, 와트다. 전기에서 쓰는 와트와 같은 차원의 단위지만, 의미는 다르다.
청소기가 소비하는 전력은 모터가 전기 에너지를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값이다. 예를 들어 1000 W짜리 청소기라고 할 때 그 1000 W는 전기 입력이다. 이 중 아주 일부가 소리 에너지로 바뀐다. 그 일부가 sound power다.
그러니까 “청소기가 쓰는 전력이 sound power”라고 말하면 감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정확히는 다르다. 청소기가 쓰는 전력은 electrical power이고, 청소기가 소리로 방출하는 출력이 sound power다. 기계가 낸 소리의 총량이라고 보는 쪽이 맞다.
PWL은 이 sound power를 dB로 표현한 값이다.
여기서 는 sound power level, 즉 PWL이고 단위는 dB다. 는 소음원이 방출한 sound power이며 단위는 W다. 는 기준 sound power이고 보통 를 쓴다.
SPL 식에는 20이 붙었는데 PWL 식에는 10이 붙는다. sound power 자체가 이미 에너지 흐름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량끼리 비교할 때는 을 쓴다.
예를 들어 어떤 장비의 sound power가 라면 PWL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다. SPL 60 dB와 PWL 60 dB는 같은 60 dB라도 같은 물리량이 아니다. 하나는 특정 위치의 압력 레벨이고, 하나는 소음원이 방출한 전체 음향 파워 레벨이다. dB라는 껍데기가 같아서 헷갈릴 뿐, 안에 들어 있는 값이 다르다.

청소기 예시는 좋지만 한 칸만 고쳐야 한다

방 안에 청소기가 있다고 해보자.
내 귀 옆에서 들리는 시끄러움은 SPL에 가깝다. 마이크를 그 위치에 놓으면 음압을 측정할 수 있다. 이 값은 청소기와의 거리, 방향, 방 크기, 벽 반사, 바닥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 청소기 자체가 소리로 방출하는 총량은 sound power다. 이 값은 청소기의 소음원 특성을 나타낸다. 장소가 바뀌어도 청소기 자체가 같은 운전 조건이라면 sound power는 원칙적으로 같은 값이어야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흡입구 조건, 바닥 접촉, 운전 모드, 부하 상태가 바뀌면 sound power도 달라진다. 그래도 기본 개념은 이렇다. SPL은 내가 서 있는 위치의 결과이고, sound power는 소음원이 내보낸 원인 쪽에 가깝다.
히터 비유도 쓸 수 있다. 다만 조금 다듬어야 한다.
히터 옆에 둔 손이 느끼는 따뜻함은 특정 위치에서의 열적 결과다. 음향으로 치면 SPL과 비슷한 자리다. 반면 히터가 방 전체로 내보내는 열 출력은 sound power 쪽에 더 가깝다. 방의 온도는 sound power 자체라기보다, 히터 출력과 방의 크기, 단열, 환기, 벽의 열용량이 섞여 나온 결과다.
이 차이를 잡아두면 뒤가 편하다. 음압은 “여기서 얼마냐”이고, sound power는 “이 장비가 총 얼마를 내보내냐”다.

dB가 같다고 같은 소리가 되는 건 아니다

SPL과 PWL은 둘 다 dB로 표현된다. 이게 실무에서 꽤 자주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SPL은 , PWL은 로 쓴다. 아래첨자가 다르면 물리량도 다르다. 작은 글자 하나가 생각보다 큰 일을 한다.
SPL은 마이크 하나로 비교적 쉽게 잴 수 있다. 소음계나 마이크를 특정 위치에 두고 측정하면 된다. 물론 제대로 하려면 A-weighting, 시간 가중, 주파수 대역, 측정 거리, 배경소음 보정 같은 조건을 정해야 한다. 그래도 기본적인 행위는 간단하다. 한 지점의 압력 변화를 재는 것이다.
PWL은 그렇게 바로 나오지 않는다. sound power는 소음원 전체에서 방출되는 양이므로, 특정 한 지점의 마이크 값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방이 울리면 더 커 보이고, 흡음이 좋으면 더 작아 보인다. 장비가 벽 가까이에 있으면 반사음 때문에 한 방향으로 에너지가 몰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PWL을 얻으려면 소음원을 둘러싼 가상의 면을 생각한다. 그 면을 통과하는 소리 에너지를 모두 더해서 전체 sound power를 구한다.
가장 단순한 자유음장 조건에서 점음원이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소리를 낸다고 가정하면, 거리 에서의 평균 sound intensity 는 다음처럼 쓸 수 있다.
여기서 는 sound intensity이고 단위는 다. 는 sound power이고 단위는 W다. 는 반지름 인 구의 표면적이다.
이 식은 소리가 구면으로 퍼져 나간다고 보는 모델이다. 같은 sound power가 더 넓은 면적으로 퍼질수록 단위 면적당 지나가는 에너지는 줄어든다. 그래서 거리가 두 배가 되면 면적은 네 배가 되고, intensity는 4분의 1이 된다. 자유음장에서 SPL이 대략 6 dB 감소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세탁기의 sound power는 모든 방향의 소리를 모아야 한다

세탁기의 sound power를 측정한다고 해보자.
마이크 하나를 세탁기 앞에 두고 60 dB가 나왔다고 해서, 세탁기의 PWL이 60 dB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 값은 앞쪽 특정 지점의 SPL이다. 세탁기 뒤쪽, 옆쪽, 위쪽에서는 값이 다를 수 있다. 탈수 중이라면 바닥 진동을 통해 구조 전달 소음도 섞일 수 있다.
그래서 sound power 측정에서는 세탁기를 둘러싸는 측정면을 잡는다. 반구면, 직육면체면, 여러 마이크 위치 같은 방식으로 소음원을 감싼다. 각 위치에서 음압을 측정하고, 측정 환경의 반사나 흡음 조건을 보정해서 전체 방출량을 추정한다.
무향실이나 반무향실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벽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소리를 줄이면, 소음원에서 직접 나온 소리를 더 깔끔하게 볼 수 있다. 방이 소리에 간섭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시험실 입장에서는 방이 조용히 있어 주는 게 꽤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현실의 장비가 항상 무향실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세탁기 정도는 가능하다. 냉장고도 가능하다. 조금 큰 산업용 팬이나 펌프도 어떻게든 시험실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대형 탱크, 선박 장비, 플랜트 배관, 발전 설비처럼 소음원이 시험실보다 크거나 현장에서만 운전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때부터 “그럼 모든 소리를 어떻게 모으지?”라는 문제가 생긴다.

큰 장비에서는 sound intensity가 훨씬 실용적이다

sound intensity는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sound power다.
여기서 는 sound intensity이고 단위는 다. 는 측정면을 통과하는 sound power이며 단위는 W다. 는 면적이고 단위는 다.
조금 더 실제 측정에 가까운 표현으로는, 어떤 면 전체에 대해 intensity를 적분하면 sound power가 된다.
여기서 는 방향을 가진 sound intensity 벡터다. 은 측정면의 바깥쪽 법선 방향이다. 는 아주 작은 면적 조각이다. 은 그 작은 면을 실제로 통과해 바깥으로 나가는 소리 에너지 성분만 뜻한다.
이 식을 사람 말로 풀면 이렇다. 소음원을 둘러싼 면을 잘게 나누고, 각 조각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소리 에너지를 더하면 전체 sound power가 된다.
여기서 intensity probe가 나온다. 일반 마이크는 주로 음압을 본다. 그런데 intensity probe는 보통 두 개의 마이크를 아주 가까운 간격으로 배치해 두 위치의 음압 차이를 본다. 이 차이로 입자 속도 성분을 추정하고, 음압과 입자 속도를 이용해 intensity를 계산한다.
음향 intensity의 기본 관계는 다음처럼 볼 수 있다.
여기서 는 음압이고 단위는 Pa다. 는 입자 속도이고 단위는 다. 둘을 곱하면 가 되고, 이는 와 같은 차원이 된다.
이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intensity가 방향성을 가진다는 데 있다. 단순히 시끄러운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 에너지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를 본다. 그래서 주변에 다른 소음원이 있어도, 측정면을 통과해 나가는 성분을 기준으로 대상 소음원의 sound power를 추정할 수 있다.
흔히 “스피드건처럼 소음원의 소리만 모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완전히 같은 원리는 아니지만 감은 괜찮다. 특정 방향으로 지나가는 소리 에너지 흐름을 본다는 점에서, 그냥 방 안의 시끄러움을 통째로 재는 것보다 훨씬 표적이 분명하다.

그래프로 보면 SPL은 내려가고 PWL은 그대로다

간단한 숫자로 보자.
어떤 소음원이 자유음장에서 일정한 sound power를 내고 있다고 하자. 거리가 , , , 로 늘어나면 SPL은 대략 6 dB씩 줄어든다.
여기서 는 소음원으로부터의 거리다. 거리가 두 배가 되면 때문에 약 6 dB가 감소한다.
예를 들어 에서 80 dB라면, 이상적인 자유음장에서는 에서 약 74 dB, 에서 약 68 dB, 에서 약 62 dB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이때 소음원의 PWL은 바뀌지 않는다. 퍼져 나간 면적이 커지면서 한 지점에서의 음압은 줄어들지만, 소음원이 방출한 전체 sound power는 같은 운전 조건에서 그대로다.
이 차이가 제품 소음 사양에서 중요하다. 소비자가 듣는 값은 SPL에 가깝다. 하지만 제조사가 장비 자체의 소음 특성을 비교하려면 PWL이 더 적합할 때가 많다. 측정 거리와 방 조건에 덜 끌려다니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측정 조건이 값의 절반이다

SPL을 말할 때는 측정 위치를 같이 말해야 한다. 몇 m 거리인지, 어느 방향인지, 바닥 위인지, 자유장인지, 반사장이 있는 방인지가 필요하다. A-weighted 값을 쓰는지, octave band나 one-third octave band로 보는지도 중요하다.
PWL을 말할 때는 측정 방법과 운전 조건이 필요하다. 장비가 어떤 부하에서 돌았는지, 측정면은 어떻게 잡았는지, 배경소음은 얼마나 낮았는지, 반사 보정은 어떻게 했는지를 봐야 한다. PWL은 장비의 대표 소음값처럼 보이지만, 측정 절차가 흐리면 숫자도 흐려진다.
sound intensity 측정도 만능은 아니다. 프로브 간격에 따라 유효 주파수 범위가 제한된다. 저주파에서는 위상 차이가 너무 작아지고, 고주파에서는 두 마이크 사이의 간격이 파장에 비해 커져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바람, 기류, 강한 난류, 근접장의 복잡한 반응도 측정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큰 장비나 현장 설비에서는 intensity 방식이 강하다. 소음원을 완전히 무향실에 넣지 않아도 되고, 주변 소음이 어느 정도 있어도 방향성 정보를 이용해 대상 장비의 sound power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헷갈리는 부분은 이름보다 기준이다

음압, sound power, sound intensity를 구분할 때 이름만 외우면 다시 헷갈린다. 기준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측정 지점이 기준이면 SPL이다. 마이크가 놓인 그 자리의 압력 변화다.
소음원 전체가 기준이면 PWL이다. 장비가 소리로 방출한 전체 에너지율이다.
측정면을 통과하는 흐름이 기준이면 sound intensity다. 단위 면적당 지나가는 소리 에너지이고, 방향을 가진다.
그래서 청소기 소리를 내 귀 옆에서 재면 SPL이고, 청소기라는 제품이 방출하는 소음 총량을 말하면 PWL이다. 대형 탱크처럼 시험실에 넣기 어려운 소음원의 sound power를 구해야 하면, intensity probe로 측정면을 훑어 sound intensity를 측정하고 면적에 대해 합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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